모차르트의 교회음악과 그의 시대

“지금까지 연구되고 출판된 모차르트의 음악 중 흥미롭고 놀랄만한 분야는 교회음악 분야이다”라고 음악학자 프리드리히 블루메(Friedrich Blume)는 말하고 있다. 모차르트 당대의 시대 상황과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이 말에 더욱 공감할 수 있다.

당시 귀족들과 재력이 있던 자들은 교회 안에서도 음악회장이나 오페라 무대에서 같은 심한 경쟁을 일삼았기 때문에 교회음악과 극장음악의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무질서해진 교회음악의 정립을 위해 교황 요셉2세는 예배의식과 교회음악에 대한 계몽을 단행하였다.

Collored의 법령에 의해 제정된 이것은 곡의 길이와 악기 사용 및 작곡기법 등을 다루고 있는데 Johan Josep Fux가 주장하는 나폴리 오페라 형식의 미사곡풍의 영향이 강하게 가미된 것이었다. 이 같은 계몽은 교회음악에 있어서 대곡들을 창작해 내는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저녁기도회(Vesper Gottesdienst)나 특별한 교회행사를 위해 작곡되는 소규모 음악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모차르트의 교회음악은 주로 짤츠부르크 시절에 작곡되어졌다. 그의 작품들을 이해하려면 또 하나의 문제점이 선결되어야 한다. 그는 당시에 이러한 작품들을 직무상 의무적으로 작곡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대주교의 오르간 주자이며 음악장의 직책을 맡고 있었다. 따라서 그의 교회음악은 모두가 자발적이고 자기 신앙 고백적인 곡으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의 작품 속에는 당시 남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음악의 주류를 이루던 미샤엘 하이든과 그의 아버지 레오폴드 모차르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그의 음악적인 형식이나 반주 부분의 악기 선택에 있어서 그 같은 선택을 고수하였는데 1770년말까지의 기간에 작곡된 작품들은 이러한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미완성 작품으로 남겨진 C단조 대규모 미사곡이나 레퀴엠에서는 곡의 규모나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베스페레(Vesperae solennes de confessore KV.339)는 짤츠부르크 시대의 마지막 교회음악 작품이다. 이것은 모차르트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1873. 3. 12일자)중에서 밝혀진 것으로 반 스비이덴 남작에게 들려주기 위해 작곡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베스페레는 성무일과(officium divinum)중 18시 저녁기도회를 말하는 것으로 만과(晩課)를 말한다. 이 만과의 집회 시에는 주로 성경읽기와 기도회를 목적으로 모인다. 이 EO에 음악예배의 형식으로 드려지는 것이 바로 베스페레 음악이다.

베스페레 가사는 주로 시편에서 인용된 라틴어 가사를 사용하고 있다. 모차르트는 시 110, 111, 112, 113, 117편과 마그니피카트(눅 1:46~55)를 텍스트로 사용하고 있다. 악기편성은 그당시 짤츠부르크의 전통에 따른 비올라가 빠진 1, 2바이올린과 파곳, 2개의 트럼펫, 3개의 트럼본과 팀파니 계속저음악기와 오르간이다. 각 악장은 독립된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며 합창과 반주 부분의 오케스트라와 조화가 알맞게 구성되었다. 제 6곡 Laudate Dominum(주님을 찬양하라)은 소프라노 독창과 합창이 함께 하는 곡으로 고전음악의 우아한 음악양식 (stile sueto)의 진 면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곡이라 할 수 있다.

2000년 새 봄 어느 한 날

역자 홍 정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