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에 붙여

한국 땅에 복음의 씨가 뿌려진지 어언 120년이 지나는 동안 기독교는 참으로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이제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천년을 맞는 이즈음에 한국교회는 보다 질적으로 큰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때가 아닌가 한다.

현대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문화적 저변확대를 떠나서 기독교의 발전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엄청난 경제 성장과 더불어 양적 팽창을 가져왔던 한국 기독교는 이제 질적 성장을 향해 변화하는 사회에 걸맞게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을 때다. 문화에 대한 관심 특히 교회음악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하고서 교회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회의 성장은 예배의 갱신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중 한 분야가 교회음악의 갱신이다. 아름다우면서도 효과적인 교회음악은 예배를 더욱 의미있게 하고 값지게 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

간혹 목회 일선에서 교회음악의 여러 내용들의 잘못된 여러 모습들을 보게 된다. 교회음악에 대한 전문성 결여는 물론이고,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음악이 아니라 교회음악 자체를 어떤 취미나 수단으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과 관련된 경우가 있다. 또 교회음악 행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점들도 보게 된다. 필자는 교회음악이 예배와 선교를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데, 이 두 가지는 모두 삶을 기초로 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목적 중심일 때 또 다른 문제점이 생기게 되는 것을 많이 경험하기도 하였다.

신앙인의 찬양은 기독교인 삶의 형태를 말해 준다. 궁극적으로 가사를 노래하는 대로 삶을 실천하는 것이 최고, 최미, 최상의 찬양이므로 노래의 의미는 단순히 즐거움이나 생각의 표현 문제만은 아니다. 예배가 삶의 전체여야 하고 예배의 구체적 내용이 삶으로 이어져야 하듯이 교회음악의 또 다른 목적은 찬양의 가사 내용대로 삶을 실천하는 것이다. 곧 찬양 자체가 삶의 한 형태인 것이다. 바로 이것이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풍요롭고 진실된 찬양의 의미이다.

또한 찬양은 내적으로 뜨거우면서도 아름답고 예술적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주로 성가대와 관련된 사람을 위한 전유물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고도의 세련미와 잘 가꾸어진 나만 즐겁자는 것이 아니라 회중을 배려한 가꾸어지고 다듬어진 것이라는 뜻이다. 교회만이 가지는 교회음악의 정체성을 포함하여 가치가 있는 노래를 많이 개발하고 불러서 교회음악 문화를 번성하게 해야 할 것이다.

교회음악은 목회자나 음악인들의 인식과 이해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다. 그들에 의하여 더욱 발전해야 하나 간혹 그들이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교회음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지금까지 발표하였던 글들을 모으고, 모자란 것은 새로 쓰고 해서 작은 책자로 모았다. 글을 정리하다보니 부족한 표현과 내용이 많지만 찬양의 올바른 인식과 중요성이 일깨워졌으면 하는 교회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판을 서두르기로 하였다.

본서에서는 교회음악의 성장은 곧 교회의 성장이라는 기본적인 전제를 가지고 글을 모았다. 한국교회는 귀중한 예배를 통하여 보다 아름답고 심오한 찬양을 많이 불러서 큰 부흥을 가져왔으면 더 이상 바램이 없겠다. 하나님을 예배와 생활에서 실컷 좀 찬양해 보자!

2000년 5월

서울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 연구실에서

이 문 승